2022년도 1호

부산지역 환경교육의 역사는 환경운동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1990년부터 부산 환경교육이 시작되었는데요. 현재는 20여 개 이상의 많은 단체들이 환경교육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후에너지 분야에서 숲이나 습지, 하천 생태체험, 자원순환, 해양환경, 먹거리와 생활 속 유해 물질에 이르기까지 분야도 다양하지요. 부산환경교육네트워크는 부산 환경교육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민간 환경교육 단체들이 뜻을 모아 만든 연대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쎄요. 환경교육의 활성화라는 표현보다 더 궁극적인 목적, 그게 뭘까요? 그것은 우리 단체들의 활동이 환경교육의 목적을 잘 이루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요? 환경교육의 목적은 단지 환경 또는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나 지식의 증대는 아닐 것이고요. 거기서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지구와 삶의 터전을 위해 지구 시민들의 가치관과 삶의 양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봅니다. 알게 된 후 삶의 변화가 중요한 것이겠지요. 환경교육의 양적인 증대에 비해서 그 효과가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가 하는 것은 환경교육 단체들의 공통된 고민입니다. 양적인 활성화보다 환경교육의 질을 높이고 우리 사회가 좀 더 지속 가능성이 높은 생태사회가 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환경교육이 될 수 있도록 서로를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 교육의 방향과 내용을 함께 고민하고, 교구나 프로그램, 각 단체의 사례나 성과도 함께 나누고요. 또 필요하면 환경교육 관련 국내외 정책이나 제도도 연구해서 필요한 제안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자체마다 환경적 특성이 있겠습니다만 특히 부산은 광역시로서는 처음으로 2020년 가을에 환경부로부터 환경교육도시로 지정되었으며, 부산광역시와 부산광역시환경교육센터 그리고 부산환경교육네트워크의 협업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우리 부산환경교육네트워크만의 장점이 있다면 단체마다 환경 주제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 전문성을 잘 살려 환경활동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힘을 더하거나 모아야 할 때 네트워크 간의 긴밀한 소통으로 환경교육이 가야 할 방향과 목적을 분명히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와 같이 계속되는 이상 기후 현상으로 환경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환경교육은 환경에 관한 문제를 바르게 인식하고 실천을 생활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분리수거는 제대로 한다’, ‘음식은 남기지 않는다’ 등 스스로 환경문제에 대한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활동입니다. 미래에는 동물도 자연도 살아가기 힘든 환경이 되는 만큼 학생들이 스스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환경교육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 실천을 넘어 사회 시스템의 변화도 필요합니다.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서는 개인을 넘어 공동체의 실천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환경교육의 방향을 확대하고,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도 환경교육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예전에 그러니까 2008년쯤 됐을까요? 아이들과 함께 강서구 눌차도에 생물 관찰도 하고 조간대 환경도 둘러보는 수업을 하였는데 그때는 주제가 섬이어서 배를 타고 들어갔습니다. 보리밭 땅콩밭을 지나서 작은 마을 앞으로 난 골목길을 지나며 아이들은 물론 강사들도 섬 환경을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갯벌에 도착할 무렵 빈 바지선을 발견하고는 모두 다 바지선에 누워 파란 하늘 위로 흘러가는 구름을 보다 눈을 감으면 햇살과 바람이 얼굴을 만지며 지나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래저래 체험이 끝나고 다시 배를 타려면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아이들은 아는 노래는 모두 동원해서 부르고 선생님은 알고 있는 이야기는 다 해주고, 그렇게 눌차도를 몸으로 배웠는데 이제 그 마을은 육지가 되었어요. 사라져 가는 환경을 기억하고 체험하는 일 어쩌면 그것도 환경교육의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가끔씩 가덕도 높은 다리를 지나며 눌차마을을 내려다보면 그날 아이들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부산환경교육네트워크는 부산의 환경교육 활성화와 교재 교구 및 프로그램 개발, 환경교육 정보 등을 교류하고 있습니다. 6월 5일 환경의 날이 포함된 일주일을 환경교육 주간으로 선포한 환경 주간 행사 참여를 준비 중인데 시민체험부스를 운영합니다. 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환경문제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한 생태, 에너지, 해양 쓰레기, 자원순환, 친환경 소비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운영할 계획입니다. 또한 부산환경교육한마당은 환경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환경교육 활동가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장입니다. 환경교육 프로그램 경진대회는 환경교육의 좋은 사례를 공유하고 환경교육 활동가들을 격려하는 환경교육 축제의 장입니다. 또한 부산광역시교육청과 부산환경교육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생태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기도 하는데 2021년에 이어 올해도 ‘낙동강 환경 탐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환경교육의 전문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해 환경교육 강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고요. 탄소중립사회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 중심의 환경교육이 될 수 있도록 부산환경교육네트워크가 함께 노력해 가도록 하겠습니다.